국민연금 리밸런싱 매도 폭탄 제로라더니… 하루 만에 코스피 폭락한 이유
최근 주식시장 최고의 화두는 단연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이었습니다. 6월 말로 국내 주식 매도 유예 조치가 끝나면서, 7월부터 국민연금이 역대급 매도 폭탄을 던질 것이라는 우려가 증권가를 중심으로 확산되었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시장의 불안감에 대해 국민연금 수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바로 다음 날 코스피가 폭락하면서 시장의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핵심만 정리해 드립니다.
1. 국민연금 이사장 "매도 폭탄 가능성은 제로" 공언
지나달 7월 1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개인 SNS를 통해 증권가와 언론에서 제기한 '74조원 매도 폭탄설'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주요 발언 요지: "74조원이라는 수치 자체부터 틀렸다. 국민연금이 자산 재조정에 들어가더라도 시장에 폭탄이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시장 비판: 일부 애널리스트와 언론을 향해 과도한 공포를 조장하여 클릭 수를 유도하고 있다며 '점쟁이 노릇', '비전문가의 주장'이라는 강한 어조로 비판했습니다.
국내 주식 비중을 강제로 낮춰야 하는 상황에서 수십조 원의 매도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는 공포가 커지자,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직접 총대를 멘 것으로 보입니다.
2. 하필 다음 날 찾아온 '코스피 7% 폭락'과 사이드카
문제는 발언 바로 다음 날인 7월 2일, 국내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점입니다.
미국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주가가 급락한 여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폭락했습니다. 이로 인해 코스피 지수가 7% 넘게 빠지며 7,700선이 무너졌고, 올해 들어 전례 없는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되었습니다.
물론 이번 폭락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국내 요인이 아닌 '미국발 반도체 쇼크'였습니다. 하지만 "폭탄 가능성은 제로"라며 호언장담했던 국민연금 측의 발언은 하루 만에 무색해지고 말았습니다.
3. 증권가 분석이 정말 '점쟁이의 창작물'이었을까?
증권 업계에서는 국민연금 이사장의 '조롱 섞인 반박'이 다소 경솔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수치가 터무니없는 상상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대신증권 분석: 6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약 30%로 추정됩니다. 이를 국민연금의 자체 허용 범위인 26.8%까지 낮추려면 약 57조원 규모의 매도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신영증권 분석: 논란이 된 '74조원' 역시 코스피가 특정 지수(9,000선)까지 상승했을 때를 가정한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도출된 수치였습니다.
정작 국민연금 측은 "전략이 노출되면 세력들이 악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매도 예정 규모나 판단 근거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시장 입장에서는 정확한 데이터는 감춘 채, 합리적인 추정을 내놓은 전문가들을 일방적으로 깎아내렸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입니다.
4. 결론: 자본시장과의 소통 방식 아쉬워
하반기 국내 증시의 가장 큰 수급 변수 중 하나가 '연기금의 움직임'인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시점인 만큼, 공공기관의 수장으로서 조금 더 신중하고 객관적인 지표로 소통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향후 국민연금이 실제로 어떤 속도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나갈지, 그리고 이것이 코스피에 어떤 잔물결을 일으킬지 개인 투자자분들도 계속해서 주목해 보아야 할 시점입니다.